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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이슈

초고령화 사회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교통안전 적신호 불안한 일자리

초고령화 사회 일터로 내몰리는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초고령화 사회가 현실이 되면서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수는 넘쳐나고 있다. 은퇴 후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중장년층 구직 희망자들은 일터로 내몰리고 있고, 운전면허를 소지한 점을 반영해 운수업 시장으로 재취업 문을 두드리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 집계한 65세 이상 운수업(버스, 택시, 화물) 종사자 현황은 다음과 같다.

2020년 버스 1만 4477명, 택시 8만 9759명, 화물 3만 9920명이다.

2021년 버스 1만 6691명, 택시 9만 5267명, 화물 4만 3658명이다.

2022년 버스 2만 324명, 택시 10만 1994명, 화물 5만 857명이다.

이렇듯 해를 거듭할수록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활동 반경은 커지고 있다.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400만 건 돌파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가 늘고 있는 만큼, 그로 인한 교통사고도 매년 급증했다. 65세 이상 운전면허증 소지자는 2017년 279만 7409명, 2018년 307만 650명, 2019년 333만 7165명, 2020년 368만 2632명, 2021년 401만 6538명으로 지속적인 증가세다.

이들 고령 운전자와 관련된 교통사고 역시 비례했다.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는 2020년 3만 1072건, 2021년 3만 1841건으로 집계됐다. 3만 건을 넘어선 2018년을 기점으로 고령 운전자 교통사고 건수는 낮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생계 위해 운전대 잡는 고령 운전자 현실

[사례 1] 시내버스 기사, 진 모씨(69세)

버스기사로 일한 지 10년 됐다. 정년이 지났다고 하지만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별다른 무리 없이 운행하고 있다. 업무시간은 평균적으로 하루에 10시간 정도다. 나이와 업무능력이 반비례할 것이란 오인이 일반화돼 있는데, 오히려 연륜과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노하우를 겸비하고 있기 때문에 사고 가능성은 적다고 본다.

특히 친환경 운전장치 등 다양한 첨단기기까지 버스에 도입되면서 조작 미숙으로 사고 확률이 높지 않겠느냐는 지적이 나오고도 있으나, 조작법이 단순해 습득뿐만 아니라 사용하는데 어려움은 없다.

급출발 급정지 등 에코운전 이행여부가 기록되고 있어 운행시간은 이전보다 다소 길어졌으나, 교육내용을 충실히 이행하고 있기 때문에 운전은 물론 기기작동 등 제반업무를 소화하는데 무리는 없다. 그런 주장들이 정년이 지난 이들의 경력과 실무능력을 배제하고 시니어의 활동 입지를 좁히기 위한 목적으로 악용되지 않기를 바란다.


[사례 2] 어린이 통학버스 기사, 강 모씨(75세)

어린이통학버스 기사로서 20년 차다. 등하교 시간에 맞춰 운행되고 있고 기종점이 짧은 데다 이외 대기시간에 개인 활동이나 휴식하면 되기 때문에 체력적으로 문제없다. 어린이 교통안전 등에 따른 부대장비 등이 도입되고 있지만 자동화돼 있고, 이용자 수요 또한 정해져 있어 택시나 화물처럼 영업하는데 필요한 IT기기 수도 최소한이다.

나이 때문이라기보다는 어린이통학버스 운전기사라고 천대하는 주변 시각이 흠이라면 흠이다. 양보는커녕 통학차량에 부착된 상호를 빌미로 오히려 큰소리치는 건 다반사다. 만약 실랑이가 벌어졌는데 상대가 나이 든 통학버스 기사라면 더 불리하다. 사회적 약자인 어린이가 승객이라는 점을 감안, 어린이통학차량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실버세대의 일자리 기회와 선택의 폭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책임감은 물론 업무에 있어 신중함도 상대적으로 높다는 게 개인적 견해다. 하지만 이런 조건들이 운수업에 종사하는 시니어의 발목을 잡는 용도로 악용된다면 사회 혼란을 좌초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운수업 종사자 적합성의 기준을 나이로 운운하기보다는 그들의 활동을 보장하는 사회안전망을 구축해 최적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사례 3] 용달화물 기사, 지 모씨(67세)

운송업을 시작한 지 햇수로 3년 됐다. 나이도 나이지만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적응시간이 좀 필요한 건 사실이다. 배송뿐만 아니라 스마트폰과 같은 IT기기로 오더를 수․발주하고 개인영업도 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나름 여유를 찾고 있는 중이다.

체력적으로 소모되는 에너지도 상당한데 화물운송업 관련 다양한 기기들이 즐비하고 있어 초기에는 애로점이 많다. 화물정보망 프로그램 등 일하는데 필요한 것들을 습득하는데 한 달 정도 걸렸으나, 젊은 친구들이라면 아무래도 더 빨리 체화하지 않을까 싶다. 주문 확인이 실시간 터치로 이뤄지기 때문에 운전하랴 확인하랴 하면서 간혹 앞차를 추돌할 뻔한 적 있긴 하나, 지금은 될 수 있으면 신호대기나 정차 시 사용하고 있다.

가급적 미숙함과 부주의로 인한 사고를 안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특별히 나이 때문에 불편하다기보다는, 화물업 특성상 주문자가 하대하는 겨냥이 있어 언짢을 때가 있지만, 먹고살려면 어쩔 수 없지 않나.

일하는 데 있어 나이보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 의지만 있다면 교통안전뿐만 아니라 제2인생을 준비하는 시니어 일자리도 다양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례 4] 개별화물 기사, 이 모씨(71세)

오전 10시부터 8시간 정도 배송일 해온 지 근 10년 됐다. 거래처 확보부터 시간 내 오더처리하면서 신용도도 쌓아야 하는데 외부환경이 빠르게 변하다 보니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 화물운송 일이라는 것이 고정돼 있지 않다 보니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상당하다. 대응력을 키워야 하는 게 관건이지만 알다시피 나이가 있다 보니 마음처럼 쉽지 않다.

고객이 접수한 조건에 맞춰 화물을 운송해야 하는 만큼, 1분 1초가 돈이자 생계가 걸렸다. 머릿속에 외우고 다녀야 하는데 만만치 않은 일이다.

화물업 생리가 이렇다 보니 운행 중 오더를 확인해야 한다. 운전에만 집중해도 사고가 날 수 있는데 제반업무까지 동시에 해야 하는 고달픔이 배어있는 직업이다. 고객들도 젊은 기사를 선호한다. 짐이 많거나 중요한 물건일 경우에 특히 더 그런다.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는 아니지만 나이로 인한 애환을 느낀다. 운전이 힘든 게 아니라 신경을 써야 하고 긴장을 요하기 때문에 정신적이나 체력적으로 근무시간을 조금씩 줄여나가고 있다.


[사례 5] 퀵서비스 기사, 최 모씨(75세)

퀵 라이더로 일한 지 15년 차다. 일하는 데 있어 체력적으로 어려운 건 사실이다. 요즘은 직권배차에서 일을 받쳐주지 않아 공유망을 이용해야 하지만, 치고 올라오는 젊은 기사들에게 밀려 수입이나 인지도 면에서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퀵배송에 필요한 IT기기들도 다양해져 열심히 한다고 하나 한계가 부딪치곤 한다.

특히 나이가 있다 보니 몸을 사리게 된다. 주문 배송지 정보검색이나 오더확인 및 고객전화 등 할 일은 태산인데 도로환경도 받쳐주지 않아 사고 노출은 커질 수밖에 없다. 웃지 못할 해프닝도 이맘때 많이 나온다.

급송 건으로 접수된 오더에 맞춰 방문하면 고객들이 불안해한다. 나이가 있는데 가능하겠냐며 미심쩍은 눈초리로 보곤 하는데 힘들어도 내색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라이더 생리상 연세가 있는 기사라면 누가 뭐라 하지 않아도 제 스스로 안전을 챙긴다. 나이 때문에 힘들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근무시간을 조정해서 결근 없이 일하려고 노력한다.

여러모로 악조건 속에 있지만 근면, 성실, 책임감으로 헤쳐 나가야 한다. 몸이 재산이라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


[사례 6] 개인택시 기사, 이 모씨(73세)

40년간 택시기사로서 가정을 일궈왔다. 12시간씩 운전해 왔으나 8시간으로 줄일 계획이다. 운전하는 데 있어 나이보다는 운전자의 잘못된 습관에 의한 게 더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나이 들면 신체능력이 떨어진다는 이론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에 맞게 업무방법과 생활패턴을 무리하지 않는 조건으로 재조정하면서 자기 방어를 하게 된다. 생계를 목적으로 운수업에 종사하는 근로자 대부분이 그렇듯, 안전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있기에 기사 연령과 운전능력, 교통사고 유발 가능성과 연관 짓는 건 무리가 있다고 본다.

연로하다고는 하지만 무사고 경력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일과 대부분을 도로 위에서 보내고 있고, 만일 사고 난다면 몸뿐만 아니라 결근에 따른 금전적 손실까지도 직접 부담해야 하기 때문에 특히나 더 조심할 수밖에 없다.

불특정 다수를 상대하는 업무 특성상, 볼꼴 못 볼꼴을 매일 접한다. 놓고 내린 지갑을 되찾아줘도 냉담한 반응을 보이는가 하면, 장애인․취객 등 승차거부 당한 이들을 태워줘도 화만 입는 납득하기 힘든 경우가 종종 있다. 일을 떠나 선행을 베푼다 하더라도 오히려 독이 되는 요지경 세상이기에 더욱더 몸 사려야 한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고령자 대상으로 신체조건 및 운전능력을 평가해 사회 안전 차원에서 검열한다는 것은 동의한다. 하지만 이를 볼모로 나이순으로 택시를 감차한다거나 그런 의도로 악용할 계획이라면 반대한다.

개인택시 고령 운전자 경우 대게 25년 이상의 무사고 경력자로서, 선진교통 문화 발전에 일조하는 인력군이지 인적 청산의 대상이 되어서는 아니 된다는 입장이다.


  • 고령 운전자의 교통안전 위한 사회적 논의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와 노인 일자리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고령 운전자를 상대로 한 교통안전 종합대책에 대한 사회적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학계에서는 교통안전 및 친환경 물류정책 일환으로 첨단장비 등이 대거 투입 가동되고 있는데 노화에 따른 기기 적응속도는 물론 습득력도 떨어져 안전사고를 부추길 수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반면에 실버세대의 생계 안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현실론도 강조됐다.

은퇴 후 중장년층을 위한 충분한 재취업 자리가 공급되지 않고 있는 만큼, 65세 고령 운전자의 교통안전 확보 방안과 함께 안정적인 일자리에 대한 사회적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우리 사회의 고령 운전자를 비롯한 재취업 문을 두드리는 65세 이상 실버 세대를 위한 노인 일자리에 대한 고민을 진중하게 함께 해봐야 할 때다.